새벽 세 시
눈을 뜨고 휴대폰을 보니 목요일 새벽 3시 7분이었다. 알람까지는 한참 남았는데 다시 눈을 감을수록 정신만 또렷해졌다. 책상 앞에 앉았다.
11월 시험 날짜, 이번 주 스터디 진도, 아직 덜 본 전공 각론이 순서도 없이 지나갔고, 작년 1차 점수까지 굳이 끼어들어서 이 시간에 내가 뭘 빼먹었는지 머릿속으로 세고 있었다. 세다가 어디까지 셌는지도 놓쳤다.
불을 켜면 완전히 아침이 될 것 같았다. 휴대폰 불빛으로 교육학 오답 사진만 몇 장 넘겼다. 분명 내가 적은 건데 타당도라는 말부터 잠깐 남의 필기처럼 보였다.
창밖은 조용했다. 방 안에서는 부엌 냉장고 돌아가는 소리만 낮게 넘어왔다. 공부를 안 하고 가만히 앉아 있다는 사실도 그 소리 따라 커지는 것 같아서 책을 폈다가 두 쪽도 못 보고 덮었다.
다시 누웠다. 잠은 바로 안 왔고, 천장 모서리만 보다가 어느 순간 시간 확인도 그만뒀다.
다들 새벽 세 시에는 무슨 생각을 할까?