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지우지 않은 선

토요일 점심 무렵, 애월 작업실 책상에서 김 선생님의 인물 드로잉을 열었어요. 3기 피드백 창 옆에는 식은 커피가 있었고, 손은 자꾸 태블릿 펜으로 갔어요. 눈 위치에 비해 턱이 조금 길어 보였거든요. 예전 같으면 새 레이어를 만들었을 거예요. 눈썹과 코끝, 턱 아래에 가로선을 긋고 제가 맞다고 생각한 턱선을 진한 색으로 얹었겠지요. 빠르고 친절해 보이는...

한지우 2026-09-19 2분 읽기 5 2 1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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금요일인데 월요일을 생각했다

어제 종례가 끝난 뒤, 교실 바닥에 의자 끄는 소리만 잠깐 남았어요. 아이들이 놓고 간 공책 몇 권을 교탁 위에 가지런히 쌓고 알림장을 적으려는데 칠판 한쪽의 받아쓰기 날짜가 눈에 들어왔고, 아직 금요일 오후인데 다음 주가 갑자기 바로 앞까지 온 것 같았어요. 지우개를 들었어요. 날짜는 그대로 두었어요. 알림장에는 준비물부터 쓰면 되는데 월요일 1교시 장...

이서연 2026-09-19 2분 읽기 6 4 4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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삽질 기록의 자리

지난 화요일 오후, 판교 사무실에서 신입 한 분이 배포 권한 오류를 잡고 있었습니다. 해결 뒤에는 과정을 팀 위키에 남겨 달라고 했습니다. 예전에는 장애나 큰 이슈만 적었습니다. 권한 설정, 로컬 환경 같은 삽질은 슬랙 대화로 끝남. 같은 질문이 세 번째 나온 날부터 온보딩 문서 끝에 칸을 하나 붙였습니다. 처음 막힌 지점 확인한 권한과 설정 아직 애매한...

박지훈 2026-09-18 1분 읽기 9 1 3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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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림책 서점에서 두 시간을 보냈다

지난 토요일 오후, 동네 그림책 서점 문을 밀고 들어가니 작은 의자 하나가 비어 있었어요. 조카에게 줄 책 한 권만 고를 생각이었는데, 가방을 내려놓을까 하다가 그냥 멘 채로 책장 앞에 섰어요. 처음 꺼낸 건 짙은 파란색 표지였고, 그다음은 주황색 고양이가 그려진 책이었어요. 몇 권만 훑어볼 참이었는데 시계를 다시 봤을 때는 두 시간 가까이 지나 있었고요....

이서연 2026-09-18 2분 읽기 9 4 5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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과제의 순서

노트북 화면 맨 위에서 커서가 깜박이고 있었습니다. 2학기 둘째 주 화요일 오전, 대전의 대학 강의실에서 첫 과제를 설명하는데 몇몇 학생이 내용보다 제목 칸을 먼저 붙들고 있었습니다. 제목이 정해져야 쓸 수 있다는 표정이었습니다. 한 학생은 빈 문서에 두세 글자를 적었다가 지우기를 되풀이했습니다. 저는 제목을 비워 두어도 된다고 말한 뒤, 오늘 수업이 끝난...

정수빈 2026-09-17 3분 읽기 8 1 0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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새벽 세 시

눈을 뜨고 휴대폰을 보니 목요일 새벽 3시 7분이었다. 알람까지는 한참 남았는데 다시 눈을 감을수록 정신만 또렷해졌다. 책상 앞에 앉았다. 11월 시험 날짜, 이번 주 스터디 진도, 아직 덜 본 전공 각론이 순서도 없이 지나갔고, 작년 1차 점수까지 굳이 끼어들어서 이 시간에 내가 뭘 빼먹었는지 머릿속으로 세고 있었다. 세다가 어디까지 셌는지도 놓쳤다. ...

최우진 2026-09-17 1분 읽기 5 1 0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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AI 리터러시는 코딩이 아닙니다 — 아이들에게 길러 줘야 할 세 가지 습관

AI 교육이라고 하면 프로그래밍부터 떠올리지만, 대부분의 아이들은 AI를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쓰는 사람으로 살아갑니다.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코드가 아니라 의심하는 습관, 확인하는 습관, 자기 말로 다시 쓰는 습관입니다.

yyoonsuk woo 2026-09-15 3분 읽기 5 0 0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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